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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직을 둘러싼 논란: 프란치스코 교황의 헌신과 집착 사이

ggaa 2025. 4. 4. 11:29

프란치스코 교황이 건강 악화로 입원하고 사흘간 일정을 취소했다.(2월14일 현지시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실현해야 할 많은 계획이 남아 있다"며 교황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혔다. 무릎 부상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교황직을 평생의 소명으로 여기며, 심각한 직무 불능 상태가 오지 않는 한 조기 퇴진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헌신적인 책임감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교황직에 대한 개인적 집착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러한 모습은 말년까지 교황직을 유지했던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파킨슨병으로 인해 심신이 쇠약해진 상태에서도 임종 직전까지 자리를 지켰다. 당시에도 그의 결단을 두고 숭고한 희생이라는 찬사와 더불어, 교황청 운영의 투명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공존했다. 반면,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건강상의 이유로 스스로 퇴임하며 600여 년 만에 교황직 용퇴의 선례를 남겼다. 그의 결정은 지도자의 겸손한 책임감으로 평가받았으며, 교황도 필요하면 권력을 내려놓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과거 "권력을 경계하라"며 겸손을 강조하고, 베네딕토 16세의 용기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그의 행보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인은 미완의 교회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책임감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그 이면에 권좌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결국, 이러한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교황직의 막강한 권한과 종신제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이 많다. 견제 장치 없이 모든 결정권이 교황 개인에게 집중된 체제에서는 지도자가 권좌를 고수할 경우 교회 전체가 그의 의중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이는 교황이 개혁을 강조하는 지도자라 할지라도, 막상 권력을 쥔 순간 겸손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례는 가톨릭 교회의 통치 구조가 안고 있는 딜레마를 다시금 환기시키며, 지도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참고 기사

  • AP통신: Pope acknowledges criticism and health issues but says in his new memoir he has no plans to retire (2024.3.13)
  • Catholic News Agency: Pope Francis takes on critics in autobiography, says he won’t be resigning (2024.3.14)
  • 동아일보: 교황 "권력 포기는 겸손의 힘"…힘 실리는 조기 사임설’ (2022.8.29)
  • The Guardian: Pope under pressure to resign after jubilee (2000.5.18)
  • 가톨릭프레스: 프란치스코 교황, 연일 '권력을 경계하라' 강조 (2022.9.5)